장장 두 달 간의 봉사활동이 마무리되었다. 역시 나는 '활동형 + 체험형 인간'이라 이번 봉사활동은 너무 재밌었다.
타겟이 어르신 분들이라 조심스럽고, 걱정되었으나... 오히려 봉사자인 나를 손녀 같이 잘 대해주셔서 편안하게 봉사할 수 있었다.
이번 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깨달았던 점은...
생각보다 어르신 분들은 자존감이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자신이 청춘 때와 달리 인지기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몸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기능 기준으로 2가지 공부 방향으로 나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실력 차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존감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진짜 문제는 실력보다 자신감 부족이었다. 애초에 프로그램은 개인 맞춤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인지 기능에 맞춰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문제를 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시각과 청각에 대한 불편함? 그것은 내가 보조하면 되는 문제다. 하기 싫은 근본적인 이유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어차피 나는 아무리 해도 못해~
내일 되면 다 까먹어~
초창기에는 백이면 백 이런 말을 반복했다. 충분히 이해했다. 그래서 2가지 전략을 사용했던 것이다. 칭찬과 두 가지 타입으로 나눈 공부법. 이 중 칭찬은 최고의 동기부여 방법이었다. 칭찬은 자존감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거창하지 않았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각 파트 별로 점수가 나온다. 아무리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어르신이더라도 적어도 1개 이상 만점이 나온다. 그러면 이에 대해 칭찬을 해드리는 것이다. 잘 했다, 이 정도로 나오기가 쉽지 않다, 다른 선생님께도 만점 소식을 알려드린다. 그러면 문제를 푸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신다. 장장 7~8주라는 시간동안 서서히 학습에 흥미를 붙이실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과정이 8주 간 반복되었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아무리 해도 못한다는 마음을 돌려놓는 것, 틀려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드렸다. 어려운 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은 말 하나 하나가 어르신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한 어르신이 기억에 남는다. M 어르신이었는데, 타인과 비교하는 말을 많이 하셨다. "다른 엄마들도 이 정도는 하죠? 나만 못하는 거죠?"라고 항상 다른 엄마들을 언급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말했다. "만점 받기 힘들다, 이게 원래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이다. 항상 자신감이 없었던 어르신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주차에는 만점을 2개인가 받으셨다. 내가 옆에서 도와드리긴 했지만, 천천히 한 발자국씩 내딛었다. 잘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어르신이 못하는 것은 과감히 넘어갔다. 이 어르신은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1순위였다. 늘 어렵다, 못한다고만 하시던 어르신이었는데, 마지막 주차에는 "고맙다, 백점 받아서 기분 좋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한테 가서 자신이 백점 맞았다고 자랑하셨다. 내가 바라던 순간이었다.
자존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을 위한 정성 어린 칭찬 한 마디' 아닐까?
사소한 말 한 마디에 사람은 울고 웃는다. 그리고 변화한다.
내가 마케팅을 할 때 가장 많이 배웠던 것은 언어의 중요성이었다. 같은 말도 다르게,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들릴지 고민하라고 했었다. 마케팅 공모전할 때는 한 구절 한 구절 고치느라 새벽 3시까지 밤을 샜었다. 그만큼 말이 주는 힘은 위대하다.
사소한 말 한 마디에 진심을 담으면, 그것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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